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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8 [인곽 Life 14] 초파리 키우기 (6)

초파리 키우기 I - 7/25

요즘 생물 시간에는 유전과 진화에 대해 배우고 있다. 때문인지 어느 날 세미나실 책상에 초파리가 들어있는 시험관 여러 개가 있었다. 야생 초파리, 검은 몸 초파리, 흰눈 흰몸 초파리, 노란몸 초파리 등 여러 초파리들이 종류별로 시험관에 들어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돌려가면서 한 번씩 보라고 하시고, 키울 사람 없냐고 물으셨다. 잘 키워서 교배실험을 한다는 것이었다. 한 번 키워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아무도 키우겠다는 사람이 없어 일단은 잠자코 있기로 했다.

금요일, 학교에서 나가기 몇 시간 전 Lukas님 께서 초파리를 키우고 싶은데 같이 키우지 않겠냐고 하셔서 기쁜 마음에 그러겠다고 했다. Lukas님의 다른 일 때문에 내가 Lukas님의 초파리까지 같이 가져 오게 되었다. 생물 선생님께 가서 초파리 두 종류를 골라들고 실험실에서 삼각 플라스크 두 개에 옮겨 담았다. 가장 팔팔한 놈들로 고르려고 했는데, 거의 모든 초파리들이 살아 있는 '검은 몸 초파리'와 그나마 열마리 내외로 살아 있는 '노란 몸 초파리'가 가장 나은 것들이었다. 일단 내가 검은 몸 초파리를 가지기로 하고, Lukas님께 노란 몸 초파리를 드렸다.(죄송합니다)

예상과 같이 길길이 날뛰시던 Lukas님. 미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게 가장 나은 것이었으니 도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생생한 것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렇게 초파리를 키우게 되었다.

초파리 키우기 II

벌레 몇 마리 그냥 놔둬도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막상 키우려고 하니 막막했다. 일단 플라스크를 막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산소 공급 때문에 밀폐를 할 수도 없고, 종이나 천으로 막아 구멍을 뚫자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지만, 그냥 구멍을 뚫었을 경우 수분이 날아가서 초파리에게 불리한 서식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생물 선생님께서는 스펀지로 막으라고 하셨는데, 스펀지는 플라스크 입구에 비해 너무 작았다. 결국 케이블 정리 타이를 스펀지 주위에 감아 입구 크기와 맞춘 후 끼웠다. 그러나 아직도 공기가 통하는지는 의심스러워서 가끔 환기를 시켜주고 있다.

먹이는 포도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포도가 집에 없는 관계로 있는 복숭아 조각을 조금 넣어 주었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 하더니 이제는 복숭아 위에서만 산다. 사실 초파리는 음성 굴지성이 있기 때문에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는 습성이 있다. 플라스크에 가둬 두면 플라스크를 기울임에 따라 계속 위쪽으로 향하는 초파리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먹이 앞에서는 무효였다보다. 먹이를 놓고 나서 위쪽에서는 초파리를 한두마리 정도밖에 볼 수 없다.

본래 초파리가 들어 있던 시험관은 버리려고 했으나 혹시 몰라 들고 왔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구더기 몇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발견했던 몇 마리의 구더기는 3령이고, 더 작은 1, 2령 구더기도 한참 더 있었던 것이다. 시험관 뚜껑을 닫고 플라스크와 함께 놓아 두니 사흘 후 초파리 두 마리가 생겼고, 번데기도 잔뜩 붙어 있다.

공부는 안하고 초파리 앞에만 붙어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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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