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1/23 강제는 반항을 불러올 뿐 - 부원중학교 졸업 수련회 (11)

'작용이 클 수록 반작용이 크다'는 법칙은 물리에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다. 세계 모든 것이 같은 이치로 되어 있다.

사람을 통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어렵다. 개개인을 존중하면서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사람을 잘 통제하는 사람을 훌륭한 리더라 부른다. 그들은 개개인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전체의 질서를 효과적으로 유지한다. 그런데, 그들의 통제 방법을 보면, 절대 강제하지 않는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며 사람을 대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그들은 웃는 얼굴로도 집단을 통솔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들'이란, 결코 대기업의 총수나 훌륭한 정치가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선생님들 또한 '그들'에 속한다. 물론 그렇지 않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일반적으로 그들은 화를 내거나 체벌을 가하는 방법 전에 말로서 학생들을 통제한다. 아무리 학생들이 통제에 응하지 않더라도 무턱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심한 언행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리더가 가지는 '인내심'이며, 필자가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필자는 근 3일 동안 졸업 수련회에 다녀 오면서 '선생님'이라 불리면서도 이러한 리더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을 보았다. 공주 유스호스텔 의 교관 선생님들이었다. 일단은 선생님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경하고 스승으로서 대하는 마음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또한 그들 한 분 한 분은 모두 훌륭한 분이셨다. 하지만 여기서 필자가 논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 한 분 한 분의 인격이 아닌, 집단을 통솔하는 '능력'에 대한 것이다.

필자가 공주 유스호스텔 에 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초등학생 때에도 체험학습으로 다녀 온 적이 있다. 필자는 과거의 일을 곧잘 잊어버리지만, 공주 유스호스텔 에서의 며칠은 '최악'의 체험학습으로 기억에 남아 있었다. 물론 흐릿한 기억이었지만 흐릿하게 남아 있던 안좋은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해 준 것은 이번 3일간의 교관 선생님들의 모습이었다.

공주 유스호스텔 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교관 선생님을 보았을 때 선생님은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유인 즉슨, 차에서 가방을 가지고 내렸다는 것이다. 학교측에서 분명 가방을 가지고 내리라고 해서 가지고 내렸더니, 유스호스텔 측에서는 다시 가방을 버스에 놓고 내리라고 한다. 분명 유스호스텔 측과 학교 측의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어난 일임에도 그들은 학생들에게 대고 소리부터 지르고 있었다. 생각을 해 보라.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들고 내렸는데 다시 놓고 오라고 소리를 지르면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안 좋은 기억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입소식을 위해 강당에 모여 자리를 정돈하고 있을 때였다. 학생들이 많이 웅성거리자 교관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선생님이 나와서 하시는 말씀이, 여기가 얼마나 만만한 곳이 아닌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협박이다. 학생들이 통제에 순순히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을 터인데, 웅성거리는 학생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조용히 하지 않으면 운동장에서 굴린다느니, 밤에 바로 잠이 들게 만들어 주겠다느니 하는 협박을 하는 것이 옳은 통제 방법일까.

졸업 수련회의 가장 큰 목적은 '추억을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졸업 수련회에서의 추억은 없었다.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재밌게 놀 수 있는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다. 만약 '고생 = 추억'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면 첫째날 밤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이외의 추억은 없었다.

캠프에 가서 밤 늦게까지(적어도 새벽 3~4시까지) 놀아 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마음일 것이다. 친구들과 그렇게 늦게까지 놀아볼 수 있는 기회가 캠프 이외에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수련회에서는 첫째 날에는 아예 자유시간을 주지 않았고, 둘째 날에는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자유시간을 주고 굉장히 인심을 쓴 것처럼 말한다. 3일을 통틀어 식사 후 쉬는 시간이나 일정 사이의 쉬는 시간을 모두 합쳐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해야 3~4시간 정도. 그 중에서 절반 이상을 씻는 데 보냈으므로 실제로 친구들과 추억다운 추억을 남길 시간은 너무나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학생들을 일찍 자게 하는 것은 옳으나, 수련회 본연의 목적을 생각해 본다면 늦게까지 노는 학생들을 자율에 맡기는 융통성도 조금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글이 학생의 입장만 고려하여 쓰여진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물론 선생님들은 선생님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가령, 이번 졸업 수련회는 부원중학교에서 최초로 가는 졸업 수련회였기 때문에 철저히 통제하여 사고를 방지하여 '첫 졸업 수련회'를 무사히 마쳐야 한다는 압력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도 유난히 통제에 따르지 않아서 통제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을 떠나 한 명의 학생이 느낀 것이 어떤 것이었나를 적은 것이다. 분명 선생님들의 통제 방식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학생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지당하다고 본다.




2008년 1월 19일 이후 작성된 모든 글에 대해서 퍼가는 것을 금지합니다.
퍼가고자 하시는 분은 링크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