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B Conference II

Record 2007/09/07 19:08

9시 반에 지하 1층 대연회장에서 모이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오늘의 모든 일정은 다문화 가정 체험이라는 큰 프로그램 안에 들어 있는 듯 하다. 다문화 가정이란 쉽게 생각해서 혼혈 가정이라고 보면 된다. 가령, 아버지는 파키스탄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라든가 하는 가정 말이다. 이러한 가정의 아이들은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받기 쉽기 때문에 Asia 공동체 학교라는 특수학교를 설립하여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입학시켜 따로 교육시키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그 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부산 투어를 하는 것이다.

10시에 호텔을 출발한 우리는 50m 정도 떨어져 있는 누리마루로 향했다. 누리마루는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담 당시 사용되었던 건물로, 최대한 한국의 미를 잘 알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건물 자체도 굉장히 아름다웠지만, 동백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동백나무가 빽빽히 있는 동백섬 끄트머리에 소나무 숲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건물의 모습이 자연과 잘 조화되는 것 같아 더 아름다웠다.

어느 한식당에서 중식을 마치고 서면까지 이동하여 '반쪽이공방'이라는 작업실에서 전통 공예 체험을 했다. 나무를 깎아 솟대를 만드는 작업이었는데, 멋지게 만들고자 했으나 결국 형상을 알아볼 수 없는 조각품이 나오고 말았다.

모든 일정 가운데 두 명의 새 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니 바로 정하산, 정후센이라고 하는 쌍둥이 친구들이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다시피, 쌍둥이의 아버지는 파키스탄인이고, 어머니만 한국인이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쭉 부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생긴 것과는 다르게 말은 100% 부산 사투리였다.

필자가 하산과 후센에게서 느낀 것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바와는 전혀 달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혼혈이라는 것을 창피해 하거나 부끄러워 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외모가 남들과 다른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특히 하산과 후센이 나와 처음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아, 이거 내가 학교에서는 정말 특별한 존잰데, 여기 오니까 나 같은 애들이 너무 많아서 내 입지가 좁아졌다... 아쉽다..

최대한 부산 사투리로 말한다고 생각하고 읽어 주기 바란다(그렇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을 특별한 존재 그 이상으로도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외모가 조금 특이할 뿐 그것 때문에 받는 다른 어떠한 편견이나 차별도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그들이 일부러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 진짜 우리 사회가 혼혈인들을 잘 수용한 결과라고 믿고 싶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숙소에서 영어 Speech 대회 준비를 한다고 하고 계속 「涼宮ハルヒの憂鬱」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국엔 마지막 편까지 모두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 동안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한 곳에서 본 듯한 느낌도 든다. 피부가 까만 하산과 후센을 시작으로 금발의 여자애들과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있는 여학생들, 정장에 가까운 교복을 입고 있는 아이들, 머리 한 가운데를 염색하고 귀엽게 굴던 꼬마... 이런 혼혈아들에 대한 걱정이 무의미한 것이 되도록 대한민국 사회가 이들을 잘 받아들이길 기대해 본다.
APEC Learning Community Builders Con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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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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